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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학 39

시월마지막날

시월마지막날 - 인간의 기품은 어디에서 오는가? 돈과 높은 지위를 얻는 일에는 운의 도움이 필요하지만, 기품은 조금의 행운도 존재할 수 없는 거짓 없는 공간입니다. 모든 인간은 인생의 전반기까지 자신의 후반기에 입고 살아갈 옷을 하나 만듭니다. 그것은 바로 그 사람의 기품을 보여주는 옷입니다. 좋은 천을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스스로 빛을 내며, 그 옷을 입은 사람의 주변까지 밝히는 옷이 있습니다. 얼룩과 찢어진 곳까지도 근사한 디자인으로 보이는, 눈을 감아도 보이고 코를 막아도 향기가 느껴지는 옷이 있습니다. 인간의 기품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좁고, 높고, 외롭고, 쓸쓸한 삶의 구석에서도 나는 바라보는 시선 하나로 자신의 기품을 보여주는 사람을 봅니다. 고생 하나 없이 살아온 사람도 좋지만 한 순간도 편..

알쓸신잡/잡학 2023.10.31

勿取以貌(물취이모)

물취이모(勿取以貌)의 뜻은 외모(外貌)를 보고 사람을 판단(判斷) 해서는 안된다는 말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사람의 겉모습만 보고 그사람을 판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우선 눈에 보이는 것에서 그 사람을 판단하는 것은 빙산(氷山)의 일각(一角)일 뿐 아무리 오래 사귀어도 알 수 없는 것이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선조(先祖)들의 말씀이 항상 머리에 남아있습니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알 수 없다.'' ''Don't judge a book ìts cover!!'' 어느 회사의 면접 시험장에서 면접관이 얼굴이 긴 응시자 에게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 “여보게, 자네는 마치 넋이나간 사람 같은 얼굴을 하고 있는데 얼굴이 무척 길구먼, 자네 혹시 머저리와 바보가 어떻게 다른지..

알쓸신잡/교육 2023.10.30

인생의 시간

별것이 아니라고 보면 참으로 시시하고 쓸모없고, 참 바보 같은 인생이지만, 귀하다고 여기면 너무나 귀하고 고귀하여 세상의 어느 것 보다 찬란한 인생 참, 살아볼 가치가 있는 우리의 삶, 물을 쓰지 않으면 썩어버리고 쇳덩이도 사용하지 않으면 녹이습니다. 이제, 그대의 인생을 갈고 닦아 찬란하게 만들어야합니다. 한정된 인생 한 순간도 그냥 스치게 하지마세요. 빈 그릇을 들 때는 가득찬 물을 들 듯 하고 빈 방을 들어 갈때는 어른이 있는 듯 들어가세요. 인생은 값지고 값진것 알면 알수록 시간이 아까워지는 인생의 시간, 참기름 진액을 진하게 진하게 남김없이 짜내듯 우리의 삶을 참기름 보다 진한 향기를 만들어내야 겠습니다. 세상의 피조물은 결국 소멸되지만, 우리의 인생의 진액은 짜낼수록 진하여 지고, 인생을 깊이..

알쓸신잡/잡학 2023.10.20

중년의 가을은 詩입니다.

중년의 가을엔 모두가 시인이 됩니다. 외로운 이는 사랑하고 싶어서, 사랑에 빠진 이는 그리움이 사무쳐서, 고독한 이는 인생을 노래하고 싶어서 시인이 됩니다. 마음의 여유가 있는 이는 아름다운 자연을 찬양하고 마음이 쓸쓸한 이는 고독이 주는 낭만을 찬양하고 삶이 고달픈 이는 희망찬 내일을 찬양하고 싶어서 시인이 됩니다. 어린 자녀를 둔 젊은 부모는 아이들의 티 없이 맑은 웃음에 빠져들고 중년에 접어든 우리는 제 2의 사춘기에 빠져드는데 새하얀 머리카락 빗질하는 노년의 가을엔 무엇에 빠져드는지 아직은 알 수 없습니다. 인생을 전혀 모른다 할 수 없고 그렇다고 다 안다 할 수도 없는 적당히 아는 인생의 중간에 선 우리는 이별마저도 애절한 한 수의 시로서 아름답게 장식할 줄도 압니다. 고달픈 삶의 한 가운데에 ..

알쓸신잡/잡학 2023.10.19

나이를 먹을수록 좋은 친구

사랑하는 사람보다는 좋은 친구가 더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만나기 전부터 벌써 가슴이 뛰고 바라보는 것에 만족해야 하는 그런 사람보다는... 곁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편안하게 느껴지는 그런 사람이 더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길을 걸을 때, 옷깃 스칠 것이 염려되어 일정한 간격을 두고 걸어야 하는 그런 사람보다는... 어깨에 손 하나 아무렇지 않게 걸치고 걸을 수 있는 사람이 더 간절해질 때가 있습니다. 너무 커서, 너무 소중하게 느껴져서 자신을 한없이 작고 초라하게 만드는 그런 사람보다는... 자신과 비록 어울리지는 않지만 부드러운 미소를 주고받을 수 있는 사람이 더 절실해질 때가 있습니다. 말할 수 없는 사랑 때문에 가슴이 답답해지고, 하고픈 말이 너무 많아도 상처받으며 아파할까 봐 차라리 혼자 삼키고 ..

알쓸신잡/잡학 2023.10.17

아홉가지의 몸가짐(율곡선생의 격몽요격中에서)

1.두용직 (頭容直) 머리를 곧게 세워라 지금 우리 주변엔 고개 떨어뜨린 사람이 너무많다. 하지만 다시 고개들어 하늘을 보라. 아직 끝이 아니다 끝인듯 보이는 거기가 새 출발점이다. 2.목용단 (目容端) 눈은 바르게 가져야 한다. 눈매나 눈빛은 중요한 만큼 눈매는 안정시켜 흘겨보거나 곁눈질 하지말며 좋은 인상을 줄수 있어야 한다. 3.기용숙 (氣容肅) 기운을 엄숙히 하라. 우리는 예외없이 세상속에서 기싸움을 하고 있다. 기싸움은 무조건 기운을 뻗친다고 이기는게 아니다 4.구용지 (口容止) 입을 함부로 놀리지 말라. 물고기가 입을 잘못 놀려 미끼에 걸리듯 사람도 입을 잘 못놀려 화를 자초하는 법. 입구(口)자가 세개가 모이면 (品)자가 된다. 자고로 입을 잘 단속하는 것이 품격의 기본이다 5.성용정 (聲容..

알쓸신잡/교육 2023.10.16

우리

봄이 가고 여름이 오듯,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듯 늦게 피는 꽃은 있어도 피지않는 꽃은 없습니다. 되돌릴 수는 없어도 다시 시작할 수는 있습니다 마음의 문을 열면 또 다른 세상이 보입니다. 혼자에서 우리가 되는 순간은 누구나 있습니다. 우리가 되면 행복이 배가 되어 돌아옵니다. '우리'가 아름다운 이유입니다. ''가을은 색바랜 추억을 되새김질 하고, 가슴을 저미는 그리움을 부르고, 기약 없는 기다림을 노래하는 사유의 계절이다. 가을은 빈잔에 채워진 한 줌 공기처럼 눈으로 볼 수 없고, 손으로 만질수 없고, 마음으로 교감할 수 없는 화상의 편린이다'' 오늘은 시간의 소중 함과 '우리'가 아름 다운 이유, 그리고 가을과의 교감에 대해 차분히 나의 생각을 정리합니다.

알쓸신잡/잡학 2023.10.13

빈배

온 국민이 좋아하고 존경하고 사랑하는 온화한 품성을 지닌 대배우와의 인터뷰에서 기자가 지금까지 살아 오면서 어떻게 그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과 존경을 한 몸에 받을 수 있었냐며 그 비결을 물어 보았습니다. 그러자 다음과 같은 말로 대답을 했습니다. " 배가 다른 배와 충돌을 했을 때 사람이 타고 있는 배라면 당연히 누가 잘했나 못했나를 따지며 큰 다툼으로 번질 수가 있겠지요. 그러나 충돌한 배가 아무도 없는 빈 배였다면 누가 잘했나 못했나 따질 일도 싸울 일도 없을 것이 아니겠습니까? 세상도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만약 자신의 마음이 빈 배와 같이 비워져 있다면 다툴 일이 생겼을 때 자신이 먼저 사과를 해 버리면 간단히 해결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이제껏 살아 왔더니 지금까지 누구와 다툰 적이 없었던..

알쓸신잡/잡학 2023.10.12

삶의 지혜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와 데이비드 케슬러가 쓴 에 나오는 일화입니다. 어느 기분 좋은 여름날, 갓 결혼한 부부가 저녁을 먹고 숲으로 산책을 나갔다. 둘이서 멋진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멀리서 어떤 소리가 들려왔다. "꽥, 꽥!" 아내: "저 소릴 들어봐, 닭이 틀림없어." 남편: "아니야, 저건 거위야." 아내: "아니야 닭이 분명해." 남편: (약간 짜증 섞인 목소리로) "그건 말도 안돼. 닭은 '꼬꼬댁 꼬꼬!'하고 울지만, 거위는 '꽥, 꽥!' 하고 울거든. 저건 거위라고." 또 다시 소리가 들려왔다. "꽥, 꽥!" 남편: "거봐 거위잖아!" 아내: (한발로 땅을 구르며) "아니야 저건 닭이야. 내가 장담할 수 있어." 남편: (화가 나서) "잘 들어 여보! 저건 거위라니까! 당신은 정말이지..." 남..

알쓸신잡/잡학 2023.10.10

스승 참새

매일 먹이를 찾아 다니느라 삶에 지친 참새가 있었지요. 힘든 삶에 지친 어느날 스승 참새를 찾아가 "이 세상 살기가 싫습니다. 어제는 하찮은 거미줄에 걸려 죽다 살아 났어요." "그래서 어떻게 하겠다는 것이냐? 코박고 죽던지 아니면 따라 와 봐라." 스승참새는 제자를 데리고 연못으로 날아 갔습니다. "잘 봐라~ 연못은 위에서 흘러 내려 온 흙탕물로 검붉었는데 거기에 뿌리를 내린 연에서 꽃 봉오리가 화사하게 피어 올라 왔습니다." 연꽃은 더러운 물에서 피지만 그 더러움에 물 들지 않고 더러운 자기 삶의 터를 예쁜꽃밭으로 만들어 놓았단다. 그리고 연 뿌리의 속은 얼마나 희더냐? 세상을 도피하지 말고 주어진 곳에 살면서 네가 살고 있는 터를 향기나는 꽃밭으로 만드는게 보람된 삶이 아니겠느냐? 우리네 삶이 다 ..

알쓸신잡/잡학 2023.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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