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기는 비워 있기 때문에 소리를 내고 울리는 것이다. 노자는 " 있음은 이로움을 위한 것이지만, 없음은 쓸모가 생겨나게 하는 것"이라고 설파했다. 머릿속이 복잡한 사람치고 신선한 아이디어를 내놓는 경우는 본적이 없다. 텅 비어있는 상태는 삶의 포맷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불가에선 3독, 즉 탐욕,분노, 어리석음 (탐진치)을 버리고 자신을 비우는 것을 '방하착'이라고 한다. 법정 스님이 언급한 '텅 빈 충만'의 신묘한 경지가 이것이다. 우리 머리속에는 하루 평균 무려 5만 가지나 되는 어마어마한 생각들로 뒤덮여 있다. 주로 '나'에 집착적인 생각의 감옥에 갇힌 나를 활짝 열어놓는 것이 진공묘유의 첫걸음이다. 텅 비우면 오묘한 일이 일어난다. 작금의 혼탁한 세상에선 특히 일상에서의 공(마음 비우기)의 체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