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 프랑스 철학자인 ‘디드로'는 어느 날 친구에게 고급 실내복을 선물을 받고 매우 기뻐했다.
하지만, 그가 이 고급실내복을 입고 서재를 돌아다니는데 갑자기 자기 주변의 모든 것이 촌스럽게 느껴지는 것이 아닌가?
낡아 빠진 가구는 스타일도 제 각각이고, 엉성한 바느질 땀이 고스란히 보이는 양탄자하며 도무지 어울리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 그는 새 실내복에 맞게 낡은 것들을 하나씩 새것으로 바꿨다.
그러나 여전히 그의 마음은 편치 않았다.
실내복 하나 때문에 심리적 균형이 깨졌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는 이런 느낌을 『나의 옛 실내복과 헤어진 것에 대한 유감』이라는 ‘에세이’ 속에 담아냈다.
200년 후, 미국 하버드 대학의 경제학자인 ‘줄리엣 쇼 (Juliet Schor)’는 이 이야기에 착안해 그의 저서 『과소비 미국』에서 ‘디드로 효과’의 개념을 제기했다.
디드로 효과란, 어떤 물건을 소유하면 이에 맞춰 관련된 다른 물건들까지 다 갖추려는 경향을 말한다.
일상생활 속에서도 ‘디드로 효과’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예를 들어 고급 손목시계를 선물 받았다고 하자.
그러면 이것을 차고 다니기 위해 그에 어울리는 양복, 셔츠, 허리띠, 신발, 넥타이, 가죽 지갑까지 모두 비싼 제품으로 바꾼다.
나중엔 안경까지 더 고급스런 제품으로 바꾸고, 향수를 뿌리는가 하면 헤어스타일도 바꾸고, 식사도 더 좋은 곳에서 하고 이렇게 소비가 점점 늘어나는 것이다.
보통 새 집으로 이사 갈 때 그 집에 어울리게 인테리어 공사를 새로 한다.
예컨대 바닥에는 대리석이나 원목 마루를 깔고 마호가니 등으로 만든 가구를 들여 놓는다.
이런 집에 사는데 옷을 아무렇게나 입고 다닐 수는 없는 법이다.
그래서 내친 김에 ‘입을만한’ 옷과 구두와 양말까지 구입한다.
이런 식으로 ‘디드로’처럼 다 바꿔가다 보면 어느 순간 집주인도 그 집에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되어 결국 불화나 이혼하게 될 수도 있다.
그런데 새것이라 하여 모두 촌스럽지 않고 세련되거나, 헌 것이라 하여 모두 불편하거나 편리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자신이 얼마나 소중하게 간직하면서 활용하느냐에 따라 가치가 달라진다.
사람은 더 그렇다.
오래 사귄 사람이 더 편하고 더 많은 것을 공유하고 더 많이 위로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혹시 ‘디드로 효과’에 지배당하고 있는 삶을 살고 있지는 않으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