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쓸신잡/잡학

나이를 먹을수록 좋은 친구

푸름^^ 2023. 10. 17. 08:15
SMALL


사랑하는 사람보다는
좋은 친구가
더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만나기 전부터 벌써 가슴이 뛰고
바라보는 것에 만족해야 하는
그런 사람보다는...

곁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편안하게 느껴지는
그런 사람이
더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길을 걸을 때,
옷깃 스칠 것이 염려되어
일정한 간격을 두고 걸어야 하는
그런 사람보다는...

어깨에 손 하나 아무렇지 않게
걸치고 걸을 수 있는 사람이
더 간절해질 때가 있습니다.

너무 커서, 너무 소중하게 느껴져서
자신을 한없이 작고 초라하게
만드는 그런 사람보다는...

자신과 비록 어울리지는 않지만
부드러운 미소를
주고받을 수 있는 사람이
더 절실해질 때가 있습니다.

말할 수 없는 사랑 때문에
가슴이 답답해지고,
하고픈 말이 너무 많아도
상처받으며 아파할까 봐
차라리 혼자 삼키고
말없이 웃음만을 건네주어야 하는
그런 사람보다는...

허물없이 농담을
주고받을 수 있는 사람이
더 절실해질 때가 있습니다.

괴로울 때 찻잔을
앞에 놓고 마주할 수 있는 사람...
밤새껏 투정을 해도

다음날 웃으며 편하게 다시
만날 수 있는 사람...
이런 사람이
더 의미 있을 수 있습니다.

어쩌면 나이가 들수록
비위 맞추며 사는 게 버거워

내 속내를 맘 편히 털어놓고
받아 주는 친구 하나 있었으면
하는 바램 탓이겠지요...


LIST

'알쓸신잡 > 잡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중년의 가을은 詩입니다.  (41) 2023.10.19
세월이 간다. 🍂  (35) 2023.10.18
우리  (11) 2023.10.13
빈배  (21) 2023.10.12
누구나 길을 잃는다  (37) 2023.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