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가난한 부부가 딸 하나와 살고 있는데 딸이 아파서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다. “여보, 오늘 수술을 못하면 '수미'가 죽는데 어떻게 해? 어떻게든 해봐!” 아내의 통곡어린 말이 남편의 가슴을 뚫고 지나간다. 힘없이 병실 문을 나서는 남자가 갈 수 있는 데라고는 포장마차였다. 아픔의 시간에 혼자 외로이 견뎌내는 슬픈 원망 앞에는 소주 한 병과 깍두기 한 접시가 놓여 있었다. 우울한 마음으로 술을 마신 남자가 어둠이 누운 거리를 헤매다가 담배 한 갑을 사려고 멈춰 선 곳은 불이 꺼진 가게 앞이었다. 술김에 문 손잡이를 당겼더니 문이 열렸다. 두리번거리던 남자의 눈에는 달빛에 비친 금고가 눈에 들어왔다. 그 순간, '여보 어떻게든 해봐!' 하던 아내의 말이 뇌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금고문을 열고 정신없이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