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저는 신랑 김보통군의 어머니 나목자라고 합니다. 꽃구경 가기 딱 좋은 계절에 귀한 시간 쪼개어 이 자리에 와주신 하객 여러분께 큰절을 올립니다. 더불어 신부 최으뜸양을 서른두 해 멋진 커리어 우먼으로 길러주신 사돈 내외분의 열정과 노고에 경의를 표합니다. 주제 넘게도 제가 오늘 단상에 오른 것은, 요즘 트렌드가 주례 선생을 따로 모시지 않고 양가 혼주가 축사를 하는 것으로 바뀐 시대의 요청에 부응하기 위함이요, 매사에 왕소심형인 제 남편 김삼식 님이 혼사를 무르면 물렀지 죽었다 깨도 축사는 못 한다 우기는 통에, 나이 먹어 느는 건 뱃살이요, 맷집일 뿐인 제가 용기를 내본 것입니다. 가방끈이 짧고, 글이라고는 학창 시절, 반성문 써본 게 전부라 곳곳이 지뢰밭일 터이나, 적당히 헤아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