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세가 다 된 할아버지가
삶의 의욕을 잃고
홀로 시골에 와 혼자 지내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밤,
서울에서 아들이 하나밖에 없는
손자를 데리고 내려왔습니다.
방안에 들어서지도 않고,
“아버지, 손자 며칠만 데리고 계세요.”라는 말만 남기고 훌쩍 떠나갔습니다.
그날부터 할아버지는 손자를 위해
하루 세끼 밥을 짓고, 반찬을 하고
땔감을 모아 불을 지피고,
씨를 뿌리고, 채소를 가꾸고,
장을 담그고, 집수리까지 했습니다.
어디서 힘이 났는지
할아버지도 모릅니다.
이젠 손자를 위해
돈도 필요했습니다.
열심히 농작물을 가꾸어 시장에 내다 팔기도 했습니다.
그래야 손자의 학비를 줄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갑자기
할아버지에서 아버지로 역할이
바뀌고부터 젊어진 기분입니다.
시간은 번개처럼 흘렀습니다.
하루하루가 바쁘게 지나갔습니다.
어언 삼 년이 흘렀습니다.
어느 날
서울의 아들이 다시 왔습니다.
그리고 아버지에게
두툼한 봉투를 내어 놓았습니다.
그날 밤, 아들은
자초지종을 이야기해 드리고 다음날 새벽, 손자와 함께 서울로 떠났습니다.
그날부터 할아버지는
삶의 의욕을 잃었습니다.
끼니도 거르는 채
마냥 방에 누워만 있었습니다.
2주일이 지난 후 할아버지는 영면(永眠)하고 말았습니다.
사랑할 사람이 떠나자
삶의 의욕을 상실한 것입니다.
사람들은 생각합니다.
사랑받지 못해 소외되어서
자살을 한다고 말입니다.
아닙니다.
사랑할 사람이 없으면
죽고 싶습니다.
사랑할 사람만 있으면
죽을 이유가 없습니다.
사랑해야 하니까!
마음 근육은,
사랑하는 일을 할 때 이완되고,
두려운 일을 할 때 수축된다고 합니다.
나이 드신 분들이
밥 안 먹어도 배부르다는 말씀 이제야 이해가 갑니다.
삶이 원하는 것,
그것은 정성과 사랑을 쏟을 누군가가 있을 때 벼랑 끝에서도 힘이 나게 하는 것이며,
나를 세우고 나를 살게 만드는
힘이 되는 것이 아닐까요?
실패는 했어도,
사랑하는 사람들만 있으면 힘이 나는 것이고,
성공을 했으나
사랑하는 사람들이
내 곁을 떠났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생각을 해봅니다.
사랑은 위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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