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다. 결혼도 하고 출세도 하고 싶었다. 세월은 왜 이렇게 빠른지 어느새 머리가 빠지고 주름이 생기더니, 물마시다 사래들고 오징어를 두 마리씩 씹던 어금니는 인프란트로 채웠다. 안경없으면 더듬거리니 세상만사 보고도 못본척 조용히 살란 이치인가? 세상이 시끄러우니 눈감으란 말인가 모르는 척 살려니 눈꼴이 시린게 어디 한두가지 인가? 나이들면 철이든다 하더니 보고 들은 게 많아선가 잔소리만 늘어가니 구박도 늘어가네. 잠자리 포근하던 젊은 시절은 가고 긴밤 잠못 이루며 이 생각 저 생각에 개꿈만 꾸다가 뜬 눈으로 뒤척이니 긴 하품만 나오고, 먹고 나면 식곤증으로 꾸벅꾸벅 졸다가 침까지 흘리니 누가 보았을까 깜작놀라 얼른 훔친다. 구두가 불편하여 운동화 신었는데 쿳션따라 사뿐히 걷다가..